| 내 용 |
얼마전 스웨덴에서 17년간 임플란트에 관한 연구와 진료를 해 오시다가 작년에 귀국하여 센텀시티에 개업하신 교수님을 우연히 알게되어, 그냥 얘기를 나누고 싶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무척 반가워하시고 스웨덴에서 가져오신 기념품을 건네주시며, 친구가 생겨 기쁘시다면서 저의 진료실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저도 12년간 미국의료계에 몸 담았다가 작년에 귀국했기 때문에, 우리는 식당 문이 닫힐 때까지 타지생활과 한국의료에 대해 공감하고 걱정하면서 긴 시간을 나눴습니다. 저는 말씀을 듣는 쪽이었었는데, 그 선생님이 보고 느끼는 치과의료계도 제가 귀국 후 1년간 경험한 일반의료계가 너무나 비슷하여 약간은 놀랐습니다.
의료보험의 도입과 함께 변하기 시작한 한국의료는 제가 한국에서 전공의를 하던 시절부터는 포퓰리즘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12년만에 경험하는 한국의료는 제 눈에는 퇴행성관절염이 오래 지속되어 변형된 관절 같아 보입니다. 지난 15년간 전문성을 무시한 비합리적인 의료수가와 비정상적인 진료형태등으로 변형된 진료에, 의사분들과 환자분들은 모두가 익숙하여 통증을 많이 못 느끼시는 것같아 보입니다.
근거 없어 보이는 package의료상품들, 무너진 일차진료, 전문성이 의심스러운 무수히 많은 피부와 얼굴에 관련된 진료형태, 5분을 넘기기 힘든 3차병원의 전문진료, 명의가 되려 하기보다는 광고에 정성을 쏟는 의사들,..... 명품, 피부, 얼굴에는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만, 명품진료에는 인색하고, 자기의 건강은 건강검진에 맡기고, 자기 자신의 병도 정확히 인자하는데는 게으르며, 약, 침, 주사에 몸을 맡기는 환자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몇년 전 아리조나하원의원을 총상에서 구해 일약스타가 된 한국계의사 Dr. Peter Rhee. 제가 USC에서 외과전공의를 할때, 그는 미국해군의무장교이며 USC교수로 응급의학계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으론 최고로 인정받는 의사였습니다. 그가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며 공식적으로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OECD국가이면서 제3세계의 수준의 응급진료체제 때문에 많은 사고 환자가 생명을 잃고 있고 있다고'.
의과대학에서는 의료윤리와 증거에 근거한 의술(evidence-based medicine)을 가르치는 것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정부는 국민에게 불평을 들을 각오로 의료체계를 바로 잡을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건강보험기관들은 연구에 근거한 합리적인 보험수가 책정으로 궁국적으로 장기적 진료비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하고, 의사들은 근거 없는 보상심리에서 벗어나 진료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고, 메스컴은 진실한 의사들의 음성을 전달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고, 환자분들은 정상적진료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인 의료수가를 기꺼이 지키려는 성숙한 인내를 보여줘야, 이 혼돈의 의료체계가 제 자리를 찾아 갈 수 있을 겁니다. |
